음주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의 추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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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의 추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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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사고를 낸 뒤 현장을 떠난 사람이 그다음에 저지르기 쉬운 잘못이 있다. 동승자나 가족, 지인에게 대신 운전한 것으로 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이다. 음주뺑소니 사건에서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는 처음의 잘못을 덮으려다 사건을 몇 배로 키우는 전형적인 선택이다. 어떤 책임이 새로 생기고 부탁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차례로 살펴본다.
바꿔치기가 시도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술을 마신 사람이 운전했다는 사실만 가려지면 음주운전도 사고 뒤 도주도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지 않은 동승자가 운전했다고 하면 단순한 사고로 끝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기대는 수사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실제 운전자는 여러 경로로 드러난다. 차량 영상 장치에는 운전석에서 내리는 사람의 모습과 차 안의 대화가 남고, 주변 카메라에는 타고 내리는 장면이 찍힌다. 에어백이 터졌다면 그 흔적과 다친 부위가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를 말해 준다. 휴대 기기의 위치 기록과 통화 기록, 술자리의 결제 기록도 시간대별 움직임을 보여 준다.
대신 나선 사람의 진술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사고의 순간을 직접 겪지 않은 사람은 어느 차로에서 어떻게 부딪혔는지, 그 직전에 무엇을 보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조사가 거듭되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고, 영상이나 기록과 어긋나는 순간 진술 전체가 무너진다.
부탁을 받고 자신이 운전했다고 수사기관에 말한 사람은 범인을 달아나게 도운 죄로 처벌될 수 있다.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숨기거나 달아나게 하면 성립하는 죄다. 단순히 모른다고 말을 아끼는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거짓으로 나서는 행위는 수사를 그릇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어서 무겁게 다루어진다.
부탁한 사람, 곧 실제 운전자에게는 그 죄를 시킨 책임이 더해진다. 범인이 스스로 달아나는 것 자체는 따로 처벌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거짓으로 나서게 한 것은 자신을 지키는 범위를 넘어선 행동으로 평가된다. 결국 음주운전과 사고 뒤 도주에 더해 또 하나의 죄명이 붙는다.
가족이 대신 나선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법은 가까운 친족이 본인을 위해 이런 행위를 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나선 가족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가족에게 부탁한 운전자 본인의 책임까지 없애 주는지는 별개로 따져진다. 가족이라서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보험의 문제가 겹친다. 운전자를 바꾸어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고 보험금이 지급되었다면 보험 사기에 관한 죄가 따로 문제 된다. 음주 사고에서 운전자가 져야 할 부담을 피하려는 뜻이 있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접수 단계에서 거짓 내용을 알린 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사고 뒤에 증거를 숨기거나 꾸미려 한 사정은 범행 뒤의 정황으로서 매우 불리하게 평가된다. 달아날 염려와 증거를 없앨 염려가 실제 행동으로 드러난 셈이어서 구속의 사유로도 쓰인다. 처음의 사건만 있었다면 받았을 결과와 견주어 한 단계 무거운 결과에 이르기 쉽다.
이미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다면 바로잡는 시점이 중요하다. 수사기관이 밝혀내기 전에 스스로 사실을 말하는 것과 증거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것은 평가가 다르다. 대신 나선 사람도 스스로 진술을 바로잡으면 그 사정이 참작된다. 서로 말을 맞추며 버티는 시간은 두 사람 모두에게 불리하게 쌓인다.
바로잡을 때는 순서가 있다.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어떤 말이 오갔는지, 대신 나선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었는지를 정리한다. 두 사람의 이해가 엇갈릴 수 있으므로 각자의 처지에서 사실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부탁하는 과정에서 압박이나 대가가 있었다면 그 점도 평가에 들어간다.
동승자의 책임도 따로 문제 된다. 운전자가 술을 마신 것을 알면서 차 열쇠를 건네거나 운전을 권한 사람은 음주운전을 도운 책임을 질 수 있다. 사고 뒤 함께 현장을 떠나자고 부추겼다면 그 부분의 책임도 검토된다. 여기에 대신 운전했다고 나서기까지 하면 여러 죄가 겹친다. 같은 차에 타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되지는 않지만, 사고 전후에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차량의 소유자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회사 차나 빌린 차, 가족 명의의 차라면 수사기관은 먼저 소유자에게 누가 운전했는지 묻는다. 소유자가 사실과 다르게 답하면 그 역시 같은 문제에 휘말린다. 운전자는 소유자에게 사실을 알리고 거짓으로 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주뺑소니 사건에 바꿔치기가 얽혀 있을 때 변호인은 사건을 세 덩어리로 나누어 본다. 처음의 음주운전과 사고, 현장을 떠난 행위, 그리고 그 뒤의 은폐 시도다. 각 부분에서 인정할 사실과 다툴 사실을 구분하고, 은폐 부분은 되도록 일찍 바로잡아 더 커지지 않도록 한다. 대신 나선 사람과 실제 운전자의 이해가 다르므로 한 사람이 두 사람의 입장을 함께 대변하기 어렵다는 점도 살핀다.
부탁을 받은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도 할 말이 있다. 가까운 사람의 다급한 부탁을 물리치기는 어렵지만, 대신 나서는 순간 자신이 수사와 처벌의 대상이 된다. 직업이나 자격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결국 상대를 위해서도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고는 순간이지만 그 뒤의 선택은 여러 번 주어진다. 현장에 남을 기회, 스스로 나갈 기회, 거짓을 바로잡을 기회가 차례로 온다. 기회를 놓칠 때마다 사건에 죄명이 하나씩 더해진다는 것이 바꿔치기 사건이 보여 주는 사실이다. 덮으려는 시도는 처음의 잘못보다 더 큰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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