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서위조죄에서 의뢰한 사람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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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서위조죄에서 의뢰한 사람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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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내용
온라인에서 증명서를 만들어 준다는 광고를 보고 돈을 보낸 사람은 자신이 문서를 직접 만든 것이 아니니 책임이 가볍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공문서위조죄는 손으로 문서를 꾸민 사람만의 죄가 아니다.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필요한 정보를 건넨 사람도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이고, 실제 수사에서 먼저 드러나는 쪽은 대개 의뢰한 사람이다. 의뢰인의 자리에서 사건이 어떻게 보이는지 정리한다.
위조를 맡긴 사람이 문제 되는 이유는 공범의 법리에 있다.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범죄를 실행하면 각자가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 의뢰한 사람은 어떤 문서를 누구 이름으로 어떤 내용으로 만들지 정하고, 자신의 사진이나 인적 사항을 제공하며, 대가를 지급한다. 이런 관여는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범행의 중요한 부분을 맡은 것으로 평가된다.
관여의 정도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문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해 주고 완성본을 받아 사용한 사람은 만든 사람과 같은 수준의 책임을 질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돈만 전달했거나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심부름을 한 사람은 방조에 그치거나 책임이 부정될 여지가 있다.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사실대로 가려내는 일이 첫 단계다.
완성된 문서를 받아 제출하거나 보여 주었다면 사용에 관한 죄가 따로 성립한다.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냈는지, 대출을 위해 소득 서류를 냈는지, 단속을 피하려고 신분증을 보여 주었는지에 따라 이어지는 죄도 달라진다. 문서를 받기만 하고 한 번도 쓰지 않았다면 사용 부분은 문제 되지 않지만, 쓸 목적으로 의뢰했다는 점은 위조 부분에서 그대로 평가된다.
수사는 대개 제작한 쪽이 적발되면서 시작된다. 제작자의 계좌와 대화 기록에서 의뢰인의 명단이 나오고, 그 명단을 따라 차례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의뢰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갑자기 출석 요구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때는 이미 송금 기록과 대화 내용, 전달받은 파일까지 확보된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기록이 남아 있는 사건에서 사실을 부인하는 진술은 위험하다. 문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가 배송 기록이 나오고, 쓰지 않았다고 했다가 제출처의 확인이 나오면 그 뒤의 설명은 힘을 잃는다. 반대로 관여의 범위를 정확히 인정하고 다툴 부분만 다투는 진술은 믿음을 얻는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조사 전에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다툴 수 있는 지점도 있다. 의뢰한 문서가 공적 기관의 문서인지 사적인 문서인지에 따라 죄명과 처벌의 범위가 달라진다. 민간 단체가 발급하는 자격증이나 회사 명의의 서류는 공문서가 아니다. 또 정식 발급을 대행해 주는 것으로 알았다는 주장이 가능한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광고의 문구와 대화 내용, 지급한 금액이 그 주장과 어울리는지가 검토된다.
미수에 그친 경우도 살펴야 한다. 돈을 보냈지만 문서를 받지 못했거나, 상대가 돈만 받고 사라진 경우가 있다. 이때 의뢰인은 사기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위조를 꾀한 사람이라는 두 얼굴을 갖게 된다. 실제로 문서가 만들어졌는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었는지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정해진다.
사용으로 인한 결과도 정리해야 한다. 위조된 문서로 취업을 했다면 그 회사와의 관계가, 대출을 받았다면 금융기관에 대한 피해가 문제 된다. 피해가 있다면 회복했는지, 문서를 사용한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로 인해 얻은 이익이 무엇인지가 처벌의 무게를 가른다.
신분증과 관련된 사건은 따로 살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진짜 신분증을 자기 것처럼 내보인 경우는 문서를 꾸민 것이 아니어서 위조와는 다른 죄가 된다. 반면 자기 사진을 넣어 새로 만든 신분증은 위조에 해당하고, 휴대 기기 화면에 띄워 보여 주는 이미지 형태의 신분증도 문서로 평가될 수 있다. 미성년자가 술집이나 편의점에서 쓰려고 의뢰하는 사례가 많은데, 나이가 어리다는 사정이 책임을 없애 주지는 않는다.
대가를 치른 방식도 수사에서 확인된다. 계좌로 보냈는지, 상품권이나 가상 자산으로 치렀는지, 누구 명의로 보냈는지가 관여의 정도를 보여 준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보내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한 사정은 불법임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읽힌다. 여러 사람의 것을 모아 한꺼번에 의뢰했다면 다른 사람의 범행에도 가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공문서위조죄 사건에서 변호인이 의뢰인의 사건을 볼 때는 세 가지를 차례로 확인한다. 문제의 문서가 정말 공문서인지, 의뢰인의 관여가 공동의 실행에 해당하는지 방조에 그치는지, 그리고 사용이 있었다면 어떤 죄가 함께 성립하는지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어야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이 갈리고, 양형 자료를 어디에 모을지도 정해진다.
양형에서는 동기와 경위가 무겁게 다루어진다. 급한 사정에 몰려 한 번 의뢰한 것인지, 여러 차례 반복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소개까지 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스스로 사실을 밝히고 남은 문서를 내놓았는지, 사용처에 사실을 알리고 정리했는지도 반영된다. 수사에 협조해 제작한 쪽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 사정도 참작될 수 있다.
문서를 직접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은 책임을 덜어 주는 사정이 될 수는 있어도 책임을 없애 주지는 않는다. 공적 기관의 이름을 빌린 문서가 세상에 나오도록 한 출발점이 의뢰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할과 문서의 성격, 사용의 범위를 정확히 가려내는 것이 대응의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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